아주 오래 전…
싱가포르의 초기 역사 기록은 시간의 안개 속에 가려져 있지만, 3세기경 중국 문헌을 보면 싱가포르를 ‘반도 끝에 있는 섬’을 의미하는 말레이어 ‘풀라우 우종(Pulau Ujong)’을 바탕으로 한 ‘푸루오충(Pu-luo-chung)’으로 부르고 있습니다. 훗날, 최초의 정착지가 세워진 서기 1298~1299년에 이 도시는 ‘어촌’이라는 뜻의 테마섹(Temasek)으로 불렸습니다.
전략적 요충지에 자리한 이 작은 섬은 14세기에 새로운 명칭을 얻었습니다. 전설에 의하면, 스리비자야(Srivijaya) 왕국의 수도 팔렘방(Palembang)의 상 닐라 우타마(Sang Nila Utama) 왕자가 사냥을 나왔다가 지금껏 한번도 보지 못한 동물을 발견했다고 합니다. 이를 좋은 징조로 생각한 왕자는 그 동물을 발견한 자리에 도시를 세우고 ‘사자의 도시’라며 ‘싱가푸라(Singapura)’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. 산스크리트어로 ‘심하(simha)’는 ‘사자’를, ‘푸라(pura)’는 ‘도시’를 뜻합니다.
당시 고대 싱가푸라의 다섯 왕이 이 도시를 지배했습니다. 여러 바닷길이 자연적으로 만나는 곳인 말레이 반도 끝에 자리한 이 도시는 중국 정크선, 인도 선박, 아랍의 다우선, 포르투갈 전함, 부기스 족의 스쿠너 등 다양한 선박이 모이는 교역소로 번성했습니다.